아픔이 서린 곳으로 진도는 잔상이 남아있다. 전라도 쪽으로 여행을 거의 하지 못한 나에게 진도는 딱 그런 곳이었다. 그러다가 작년쯤이었던가? 재작년쯤이었나. 뉴스 기사를 통해서 진도는 세월호 사건 이후로 관광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뉴스 기사에서 이와 비슷한 글을 접했다. 진도 해산물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유언비어까지 퍼진 상황(중앙일보)이라고 하니, 대체 누가 그런 말을 만들었을까.


처음에는 아픈 곳으로만 인식되었던 진도는, 처음 그런 기사를 접한 이후, 꼭 진도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에 사는 나에게 진도는 매우 먼 곳이다. 차량 이동으로만 편도 4시간. 무척 먼 거리다. 게다가 이 거리를 당일치기로 한다면, 진도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 자주 가는 수밖에 ^^


TV에서 진돗개 테마파크를 소개했다. 귀여운 녀석들이 재롱을 부리고, 우리 개의 우수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마침 그 프로그램을 어머니와 나는 보고 있었다.

"저기 가야겠네. 정말 귀엽다 ㅠ0ㅠ"

"너무 멀지 않니?"

"너무 멀어도 우리나라니까. 괜찮지 않을까?"

" 그럼 삼촌이랑 이모들 모아봐야겠다."


그렇게 삼촌, 이모, 할머니, 이모부, 우리 가족까지 4월 둘째 주 일요일, 당일치기로 진도 여행을 시작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하기로 했지만, 약간 늦게 여행을 시작했다. 차량은 총 두 대. 장거리 운전은 삼촌과 큰 이모부가 맡기로 했다. 덕분에 나는 차 안에서 편안하게 이모와 수다를 떨며 군것질을 잔뜩 했다. 여행에 맞춰 삶은 고구마와 계란, 달콤한 포도와 음료, 과자, 김밥까지, 이모와 어머니는 간식을 단단히도 준비하셨다.






▲ 진도여행 정리한 영상 / YOUTUBE ▲



Canon | Canon EOS Hi | 1/800sec | F/5.6 | 55.0mm | ISO-100


10:30 A.M. 진도대교, 그 아래는 명량해전이 펼쳐진 그 곳.

휴게소에 들러 잠시 아침을 먹고, 쉬고 나서 진도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진도대교였다. 나는 대교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마도 앞으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진도대교는 달랐다. 진도대교는 진도라는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다. 그 사실은 나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진도대교는 달랐다. 그 아래 물보라를 볼 수 있을 만큼 빠른 유속, 저 멀리도 들린다는 물 울음소리. 명량해전이 펼쳐진 그곳이라는 점이 나의 주요 관심사였다.


진도대교 근처 진도 타워로 올라갔다. 진도대교를 중심으로 주변 풍광이 한눈에 보였다. 이곳에 오기전 다양한 자료와 책을 읽으며 여행 준비를 했다. 그런데 역시 글로 접한 것과 직접 이곳 물보라 치는 곳곳의 물 흐름을 보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그저 신기했다. 저 멀리 진도 타워에서도 저 아래에 있는 물 흐름이 보였다. 망원렌즈를 챙겨오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늘 후회하면서도 귀찮다고 망원렌즈는 챙기지 않는.....) 지금은 평온한 물 흐름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의 물보라. 최고 시속 21km까지 나온다고 하니, 일본 수군들이 나자빠질 만도 하다.


 Alice says 진도 HOT PLACE

 1. 빠른 소용돌이의 물살을 가까이서 보려면?  

 진도 울돌목 해양에너지 공원에서 데크로 이어진 길을 걸으면 회오리 치는 빠른 물살을 직접 볼 수 있다. 울돌목 옆에는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가까이서 걸으며 바다를 볼 수 있다.

 2. 명량대첩축제

 매년 9월, 진도에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진도 해남의 강강술래를 시연하기도 하고 명량대첩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한다. 전통문화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이 외에도 연날리기, 명량대첩 발자취, 조선수군 체험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 명량대첩축제 공식 웹사이트 





Canon | Canon EOS Hi | 1/400sec | F/4.5 | 18.0mm | ISO-100


적군을 맞추시오~ @진도 타워

유료입장(1인당 1천 원이었던가)을 통해 진도 타워로 들어갔다. 나는 진도타워가 단순한 타워 역할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진도 명물인 홍주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다양한 볼거리도 있었다. 진도 타워가 조망하는 이곳이 역사적으로 어떤 곳인지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우리 가족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재미 삼아 적군을 맞추는 게임도 있었다. 이 게임이 보기와 달리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 게임은 무조건 많이 맞추는 것보다는 정확한 명중을 해야 상대편을 이길 수 있다. 이모와 아버지 대결에서는 이모 승!, 어머니와 아버지 대결에서는 아버지 승! 어머니는 적군을 많이 맞췄지만, 적중률이 떨어졌다. 그런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군대는 포병으로 나왔잖아~~~  ^0^"


p.s. 진도를 떠나기 전, 진도타워에서 홍주를 사는 것이 저렴하다하여, 이모는 홍주사러 다시 진도타워에 들렀다.






Canon | Canon EOS Hi | 1/100sec | F/5.0 | 43.0mm | ISO-100


진도에서 4월 둘째 주 일요일은 아직 봄이 완연하기엔 이른 시기인 듯했다. 벚꽃이 피어 아름답긴 했지만, 벚꽃이 진도 곳곳에 완연하게 핀 것까지는 아니었다. 진도 내에서 이동하니 며칠 정도 지나면 금방 벚꽃이 만개할 것 같았다. 진도 타워에서 운림산방으로 이동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라고 하니, 풍경이 아름다울 것 같았다.



 

Canon | Canon EOS Hi | 1/250sec | F/4.5 | 23.0mm | ISO-100


Canon | Canon EOS Hi | 1/320sec | F/4.5 | 34.0mm | ISO-100


11:30 A.M. 아침 저녁이면 안개가 숲을 이루는 곳, 운림산방

그림에 대해서 일절 모르는 나지만, 수묵화나 남종화에는 관심이 많다. 그것에 관한 지식은 없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달까. 여백이 있어서 좋고, 그 가운데 정교함이 느껴져서 좋다. 그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별난 내 성향도 잠시나마 차분해지는 것 같다.


진도는 글씨와 그림이 발달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진도에서 그림과 글씨는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 여기에 진도아리랑 같은 우리 음악도 더하고 보니 예술이 풍성한 곳이 진도인 듯하다. 운림산방은 그런 조선 후기 허련 선생님이 계셨던 곳이다. 허련 선생님의 생가는 아니고, 서울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지내셨던 곳이다. 사실 허련 선생님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가 이곳을 방문한다고 해도, 이곳을 한참을 바라보고 음미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난 이곳이 좋았다. 아름답기도 했고 넓기도 했고, 여유가 느껴지기도 했다.


봄이 완연한 시기나, 울긋불긋한 단풍이 지는 가을에 이곳을 온다면 내가 방문했을 시기보다 한층 더 색감이 더해져 아름다운 곳이지 않을까 싶다. ^^





Canon | Canon EOS Hi | 1/80sec | F/5.6 | 55.0mm | ISO-125

 

Canon | Canon EOS Hi | 1/500sec | F/4.5 | 18.0mm | ISO-100

 

우리 가족은 느린 걸음으로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운림산방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곳곳이 잘 가꾸어져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다. 사진 찍는 것과 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정말 쉬지 않고 포즈를 취하셨고, 쉬지 않고 가족들을 찍어주셨다. 가끔 기억이 흐릿한 외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운림산방을 걸으며 어머니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 엄마 두 다리 튼튼하고 정정할 때 우리 많이 걷고 돌아다녀요, 내가 시간 많이 낼께"

그런 어머니의 말에 외할머니는 알겠다고 하셨고, 그러면서 나에게 한 마디 더하셨다.

"그리고 넌 어여 시집이나 가고!"





Canon | Canon EOS Hi | 1/500sec | F/5.6 | 55.0mm | ISO-100


Canon | Canon EOS Hi | 1/30sec | F/4.5 | 18.0mm | ISO-200


남도전통미술관, 진도역사관에서 아름다운 그림과 진도의 역사적 의미를 알다.

남도 전통미술관은 꼭 가보고 싶다. 대단히 큰 곳은 아니지만, 동양화에 관심 많은 아버지한테 딱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마침 옥전 강지주 선생님의 "산야를 그리다"라는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획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우리 가족들은 감탄을 했다. 아름다우면서 섬세한 그림, 대담하면서도 선명한 색채. 자연을 그대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그림들. 정말 예뻤다. 옆 전시실에는 백포 곽남배 선생님의 그림과 직접 사용하시던 도구들도 전시하고 있었다. 대가들이 쓰던 도구는 어찌 보면 별거 아닌 도구에 불과하지만 누구의 손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멋진 작품으로 둔갑하니 신기했다.


진도 역사관의 다양한 전시를 보면서 진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이는 꼼꼼한 설명과 구체적인 미니어처 덕분이었다. 게다가 역사에는 통 관심 없는 이라도, 직접 조선 수군의 의복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에서는 그 관심이 증가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 가족 모두 모자며 도구며 직접 착용하고 사진을 찍으며 좋은 시간을 기록했다.






 

12:30 P.M. 우리 가족을 진도로 오게 만든 장본인, 우리의 댕댕이 쇼! @ 진도개테마파크

우리 가족이 오매불망 기다렸던 진돗개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전시실을 적당히 둘러본 뒤, 진돗개 쇼가 열린다는 외부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공연장에서는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공연에 참여하는 진도개들은 훈련사 손에 자라지 않고 개별적으로 좋아하는 가족과 함께 성장한 진돗개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진돗개 쇼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그런 공연은 아니었다. 진돗개 중에서는 몇몇 녀석들은 가끔 링을 넘다가 힘들면 돌아가기도 하고 (ㅋㅋㅋ) 주인이랑 걷다가 다른데 가기도 했다. ㅋㅋㅋ 하지만 공연 관람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그런 부분에 불만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예상치 못한 개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위 사진에서 오른쪽 아래 사진에서 폴짝 뛴 여자는 나다 ^^: 개와 함께 줄넘기를 할 지원자를 찾았고 마침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갔던 나는 손을 들었다. 전체 관람객 중에서 딱 1명이 참여할 수 있었다. 내 생각보다 진돗개가 줄넘기를 정말 잘했다. 오히려 사회자와 같이 줄넘기하다가 줄에 걸리기도. 참가자 선물로 홍주를 받았다 ^^ 내가 받은 홍주는 곧장 아버지 손으로~





Canon | Canon EOS Hi | 1/400sec | F/4.5 | 18.0mm | ISO-100

 

아구~~~ 귀여운 멍뭉이!!! 댕댕이들~ @진도개 테마파크

진도개를 직접 볼 수 있는 방사공원도 있었다. 어린 멍뭉이들은 멍뭉미(?!)를 뽐내며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한창 호기심 많을 때이지만, 너른 방사공원이어서 어린 멍뭉이들은 종일 뜯고 당기고 장난치고 사람들한테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Alice says 진도개 페스티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견 진도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축제며 진도개의 날 5월 3일을 기념하여 열린다. 다양한 개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고, 방위견 시범도 볼 수 있다. 반려견과 함께 달라기 할 수 있는 캐니크로스도 있으니, 반려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거울 수 있다. 이 외에도 반려경 수영체험, 미용, 진도이 썰매장, 공연, 높이뛰기 대회등 다양한 행사도 예정되어 있어 기회가 된다면 우리 강아지와 함께 참여하고 싶다.... (너무 멀다 ㅠ0ㅠ 우강쥐 멀미할 듯;;;;)

 1. 기간: 매년 5월 첫째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개최

 2. 장소: 진도개 테마파크 일원

 3. 진도개 페스티발 공식 웹사이트 



 

 

Canon | Canon EOS Hi | 1/60sec | F/5.6 | 48.0mm | ISO-640

 

01:40 P.M. 전라도하면 음식이지! 낙지전골 선택!

주변에 눈에 띄는 식당으로 갔다. 지나가다가 낙지를 주재료로 요리하는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구들 모두 그곳으로 가기로 만장일치. 식당에 들어갔다. 딱 점심시간이었다. 우리 식구들이 자리 잡고 나서도 사람들이 더 들어왔다. 대부분이 우리처럼 진돗개 테마파크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온 이들이었다. 주문할 음식 메뉴는 볼 것도 없이 낙지전골. 할머니, 이모, 이모부, 삼촌, 어머니, 아버지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가격도 적절했고, 맛도 좋았다. 누가 봐도 싱싱하고 큰 낙지가 전골에 들어갔고, 여기에 큼지막한 전복까지 가세했다. 맛이 안 좋을 수가 없지. 재료가 음식 맛의 생명이니까! ^^




식사를 마치고 고민했다. 진도를 다른 곳을 둘러볼 것인지 원래 예정인 목포신항으로 갈 것인지. 사실 다시 진도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차량 이동 편도로 4시간은 예상해야 했다. 여기에 일요일 저녁시간은 막힐 것을 감안해야 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라 월요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니, 늦어도 이곳에서 오후 4~5시 사이에는 출발해야 부산에 저녁 8시 넘어서 도착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 식구가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1. 원래 계획대로 목포 신항으로 가자. 

2. 다음에는 당일치기 말고 최소한 1박2일이라도 시간 내서 다시 진도로 오자.


이 여행의 장소는 사실 내가 정했다. 내가 가고 싶은 곳 위주로 정했고, 가족들은 그러기로 했다. 진도 팽목항을 갈지, 목포신항으로 갈지 나는 혼자 고민했다. 그리고 거대한 쇳덩이, 세월호가 보고 싶어서 나는 목포신항으로 결정했다. 

 

 

 

 

Canon | Canon EOS Hi | 1/1250sec | F/4.5 | 21.0mm | ISO-100


03:40 P.M. 늦은 오후, 열심히 달려 도착한 목포신항

진도에서 식사를 마치고 목포신항으로 달렸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인지, 아니면 딱 점심을 먹은 후였는지 눈이 감겼다. 장시간 운전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아니지만 자꾸 눈이 감겼다. 어느샌가 정신 차리니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이곳에 오기 전, 나는 가족들에게 꼭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다. 세월호 선체에 가까이 가려면 신분증을 반납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날 현장에서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 입장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Alice says 목포 신항, 세월호 선체 참관안내

 당연히 세월호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어도 세월호 선체에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단, 시간제한이 있으니 이 부분 꼭 참고해야한다. 

 1. 참관 장소: 장소: 목포신항 북문 출입구 ~ 포토라인(취재지원선)

 2. 입장 가능 시간: 토 & 일요일, 공휴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 참관 신청 방법: 참관 당일 현장에서 신청 (신청은 오후 4시 30분까지 가능)

 4. 참관절차: ① 목포 신항(북문) 출입초소에 신분증 제시 ② 출입증 교부 ③ 세월호선체 참관 ④ 출입초소에서 출입증과 신분증 교환

 5. 연락처: 목포신항만 북문 출입관리 061-461-3049

 6. 초등학생 이하는 보호자 필히 동반




Canon | Canon EOS Hi | 1/400sec | F/4.5 | 18.0mm | ISO-100


즐거웠던 진도 여행의 마지막은 목포신항에 거치 된 세월호를 보는 것이었다.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가 되니 지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목포신항에 도착하니 우리 가족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차분해졌다. 모두 신분증을 챙겨서 목포신항 북문 출입구에서 출입증과 교환했다. 바람이 무척 거세게 불었다. 진도와 목포여서 바람이 거센 것이었는지 이날따라 바람이 거센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니 발걸음이 자연스레 더뎌졌다. 발걸음이 더뎌져도 세월호 선체 가까이 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월호 앞에서 우리 가족들은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나를 제외한 친척 어른들(부모님 포함) 모두 자식을 낳고 기르며 자식이라는 특별한 존재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런 귀한 아들딸들이 있었던 곳이라고 하기에 세월호는 무척 처참한 모습이었다. 이 거대한 쇳덩어리는 인양되었지만, 여전히 찾이 못한 이들이 있었다. 여전히 이곳은 슬픈 곳이었고, 여전히 많은 이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쉽게 잊을 수 없는 사회적 참사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Canon | Canon EOS Hi | 1/30sec | F/4.5 | 23.0mm | ISO-640


진도여행 + 목포신항에서 당일치기 여행 마무리

당일치기 여행은 쉽지 않았지만 좋았다. 모두들 이동시간이 많아 그 부분이 피곤해도 진도여행이 즐거웠다고 했다. 여행 마지막 세월호 선체를 꼭 봐야겠다는 내 입장에 아버지는 사실 약간의 반대를 하셨다. 꼭 봐야겠냐고. 가서 너무 슬퍼지지 않겠냐고. 하지만 난 꼭 보고 싶었다. 사실 작년 겨울에 혼자 목포/진도 여행을 계획했다 취소했다. 그 취소된 여행 일정에는 진도팽목항과 목포신항이 있었다. 난 진짜 내 눈으로 보고 싶었으니까. 막상 목포신항 현장에 도착하고나니 뭐랄까. 그렇게 보고 싶었던 세월호 선체를 바라봤을 때 나는 오히려 덤덤했다. 그리고 반대의사를 비친 아버지도 꼼꼼하게 세월호 선체를 둘러보셨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와 나의 아버지는, 실제로 덤덤했다. 세월호 선체앞에서 우리 부녀는 예상과 달리 왜 덤덤했을까? 잘 모르겠다. 이번 당일치기 여행의 결론은 진도는 즐거웠고, 점심도 맛있었다. 그리고 눈으로 곳곳에 큰 구멍이 뚫린 세월호 선체를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


결론...... 진도여행 강추.





포스팅 내용이 공감되거나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를 눌러주세요.

당신의 공감과 덧글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

.

설정

트랙백

댓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