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토박이인 부산의 곳곳은 모르는 곳이 참 많습니다.

가끔은 외지분들이 부산은 이런 것이 있다며? 이런게 맛있다며? 라고 질문을 하시곤 하는데, 특정한 것들은 저에게 어릴 적 부터 봐왔던 익숙한 것들인 경우도 있지만, 음식은 저도 처음 들어보는 맛집...이라는 곳도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관광객들에게 OO돼지국밥이 유명하다는데 저는 처음 들어보거든요. 오히려 제 입에 잘 맞는 돼지국밥집이 따로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비슷한 점이 있기도 하고 차이가 있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산에는 많은 분들이 여행으로 많이들 오세요.


오늘의 글은 그것과는 좀 다른, 누구나 핫하다는 그것 말고,

부산에서 나고 자라면서 익숙하게 느꼈던 추억길을 걸으면서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1. 굴다리의 추억


저는 부산 서면에서 나고 자랐어요. 당시 주택가가 몰려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기차가 지나가는 곳이 많았고 그렇다보니 기차가 지나다니는 아래공간은 마치 굴과 같은 다리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흔히 "굴다리"라고 불렀어요. 저 또한 집 근처에 굴 다리가 있어서 추억이 많았죠. 


우연히 길을 걷다가 발견한 또다른 오래된 굴다리를 알게되었습니다.

정말 우연찮게 알게 된 곳이지만, 알고보니 생각보다 많이들 알고 계신 곳이기도 했어요. 제가 지냈던 동네의 굴다리의 근처는 옛 모습을 잃은지 오래이지만, 우연히 발견했던 이 곳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했거든요.





<부암동 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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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굴다리로 알려진 이 굴다리 바로 옆에는 "굴다리 슈퍼"가 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슈퍼의 내부는 정말 오래된, 아주아주 어릴적에 자주 들렀던 그런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아주아주 오래전 동네의 슈퍼란, 정말 작은 공간인데요, 천장 높이도 매우 낮은 편인 것이 특징이죠. 사진을 보면 슈퍼 앞에 서 있는 아저씨의 키가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슈퍼의 높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죠.


그런데 반전이라면 이런 슈퍼의 특징은 내부에 들어가면 기존의 땅보다는 약간 낮은 형태의 지반을 가지고 있어서 정작 그리 좁다는 생각을 그 당시에는 못했어요. (딱 계단 하나 내려간 정도?!) 이것저것 많은 것을 파는 것이 슈퍼이다보니 빼곡하게 내부를 채우는 각종 식료품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슈퍼가, 이런 모습을 하고있구나!

신기하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어요.


추우면 슈퍼에 얼른 뛰어가서 호빵도 사먹었고,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아이스크림 통에 마지 들어갈 것 마냥 그렇게 상체를 다 숙여 넣었던 기억도 나고, 할 일 없으면, 슈퍼 아줌마랑 이야기도 나누고 뭐 그랬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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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슈퍼가 있는 곳 주위는 어김없이 주택가입니다.

그런데 정말 골목골목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이 곳 부암동 굴다리를 지나면서 몇 군데 보이던 골목길이 보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 그대로 매우 좁은 골목기 굽이굽이 있어서 길을 잃기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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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굴다리에서 진양 오거리로 걸어가면 이렇게 또 다른 굴다리가 나옵니다.

현대적(?!)으로 정비되어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아이들의 솜씨고 가득찬 굴다리 내부의 타일입니다. 지나가면서 잠시 멈춰서서 아이들이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2. 부산하면 신발아이가!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 한국사회의 산업에 대해서 배울 때 부산=신발 이라고 할 정도로 강조되어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부산에서는 신발공장이 유명하구나를 처음으로 배웠던 곳이기도 하죠.

한때 재계서열 7위까지 올라갔던 진양화학(진양고무)는 지금은 그 정취를 이렇게 조형무롤 대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진양사거리(진양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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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금의 부산진구청과 근처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자리 전부다 다시 진양화학의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부산은 1960~80년대까지 고무신의 메카였다고 할 만큼 많은 고무공장들이 몰려있었다고 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 2의 임시수도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요?(이건 제 생각입니다 ^^) 그 덕분에 수 많은 고무회사들이 꽤 많은 경쟁을 치르며 발전해왔다고 하니 자연스레 부산=신발이라는 공식이 생긴 것이겠죠


지금 진양사거리(진양오거리라고도)에 세워진 황금 신발 조형물은 당시의 산업유산을 의미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상징적으로 두었다고 합니다.






3. LG그룹의 모태인 락회화학의 자리에는 "LG사이언스 홀"

부산에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모태가 되는 장소들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을 만든 장소가 부산 동천변이었고,  그와 양대산백으로 불리우는 LG의 모태가 되는 곳도 현재 부산의 연지동입니다.





<LG 사이언스 홀> ; 체험형 과학관

홈페이지: http://www.lgsh.co.kr/busan/information/group.d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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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어서.... 내부에는 들어가질 못했어요.

체험형 과학과이라서 주말에도 하는 줄 알았는데 (사전정보가 없었네요 ^^;) 운영은 월-토까지 가능하더라고요. 관람하실 때에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미리 예약하세요. 당일예약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는 락희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영어 이름이 Lucky. 이름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첫 시작은 부산 서구에서 시작했고 근대식 공장은 부산 연지동에서 지었는데 지금의 LG로 성장하게 된 것이죠.





3. 부산을 대표하는 서점, 영광도서


2018년에는 창립 50주년이 된다는 영광도서입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서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몇년 전에는 다른 서점이 폐점하면서 영광도서는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걱정이 컸지만, 이렇게 여전히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잘 잡아주고 있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영광도서>

공식 홈페이지: http://www.yk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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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 아침 TV프로그램에서 영광도서 앞에서 리포터가 지나가는 시민을 인터뷰하는 모습을 TV에서 보았습니다. 내가 자주 가던, 내가 잘 알던 장소가 TV에 나오는 것이 신기해서 당시에 엄마 아빠를 부르면서 TV를 보라며 흥분했던 기억이 나요. 엄마 아빠도 마치 잘 아는 지인이 나온 것 마냥 미소지으면서 그 인터뷰를 보셨고요. 그리고 그 당시 어렸던 제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영광도서까지 막 뛰어가면 나도 같이 TV에 나오려나?"

아마도 이 질문에 엄마가 지금 뛰어가도 늦겠다. 라고 했던 기억도 나네요.


새학기 시작되면 문제집 사러, 지금은 읽고 싶은 새책이 나온 것은 없나 싶어서 조사하러,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구하기 힘든 전공 서적사러 가기도 했던 그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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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도서는 그 자리에 50년째 그대로이지만, 그 주변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로가 깔끔하게 정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때가 되면 지역 축제를 열거나 야외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걷가보면 다양한 식당들도 있어 배도 채울 수 있지만, 군데군데 눈에 띄는 문화 정보로 마음을 채우기도 하고, 개성이 강한 개별카페도 보여 향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영광도서 주변은 많이 변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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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딱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대로여서 여름에는 좋습니다.

바로 영광도서에서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큰 나무들입니다. 가로수들인데요, 이 가로수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정말 커요. 그 덕분에 여름에는 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이 가로수들은 여전히 그자리에서 영광도서와 함께 있으니 걷다가 잠시 벤치에서 쉬어봅니다.







사실 사진에서 소개한 것과 다른 순서로 걷는 것이 편합니다.

영광도서 - 부암동굴다리 - 진양오거리 - 연지동의 LG 사이언스 홀.

이 코스가 화려한 코스는 아닌데요, 부산은 여전히 곳곳에 오래전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그렇게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개인의  오래전 추억도 있지만, 우리의 추억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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